비뇨기계통 질환

일본에서 유행하는 매독에 대해 알아보자

healthy marsol 2026. 7. 25. 15:14

지난 방광염·요도염 글의 끝에서, 나는 이 카테고리에서 성병처럼 누구에게도 말 못 하고 혼자 앓기 쉬운 주제도 다뤄보겠다고 예고했다. 그리고 그 첫 주제로 성병 전반, 특히 요즘 이웃 일본에서 심상치 않은 매독을 다루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은 지금 매독이 유행이라 해도 좋을 상황이다. 일본 여행이 일상이 된 요즘, 이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매독 환자가 늘고 있고, 일본 방문객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가 나온다. 그래서 오늘은 성병이란 무엇인지 큰 그림을 그린 뒤, 지금 가장 주목해야 할 매독을 자세히 들여다보려 한다. 미리 밝혀둘 것은, 이 글은 누구를 겁주거나 나무라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성병은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알면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감염병'이다. 정확히 아는 것, 그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성병은 요도염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글에서 요도염을 다루며 임질과 클라미디아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성병=요도염'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실은 그렇지 않다. 요도염은 성병이 '요도에 나타난 한 형태'일 뿐, 성병의 세계는 훨씬 넓다.

 

성병, 정확히는 성매개감염병(STI)은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병을 통칭한다. 원인도 증상도 제각각이다. 크게 나눠보면 이렇다. 세균성으로는 임질, 클라미디아,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매독이 있다. 바이러스성으로는 성기 헤르페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사마귀와 자궁경부암의 원인), 그리고 후천성면역결핍증을 일으키는 HIV가 있다. 이 밖에 기생충인 트리코모나스, 곰팡이인 칸디다도 있다.

 

증상 양상도 다양하다. 임질·클라미디아처럼 요도의 분비물과 배뇨통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지만, 매독이나 헤르페스처럼 성기에 궤양(헐어서 패인 상처)이 생기는 것, HPV처럼 사마귀가 돋는 것, HIV처럼 처음엔 감기 같다가 오랜 세월에 걸쳐 면역을 무너뜨리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러니 "소변 볼 때 아프지 않으니 성병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많은 성병이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거나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증상이 없다'는 점이야말로 성병의 가장 무서운 특징이다. 본인이 감염된 줄 모른 채 지내다 자신도 모르게 파트너에게 옮기고, 그사이 병은 조용히 진행한다. 오늘 다룰 매독이 바로 이 특징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지금 일본에서 무슨 일이 — 매독 유행의 실상

먼저 숫자로 상황을 보자. 일본 국립건강위기관리기구에 따르면, 일본은 4년 연속 연간 매독 감염자가 1만 3천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6천 명대였던 것이 2022년 처음 1만 명을 돌파했고, 이후 매년 1만 3천~1만 5천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도쿄가 가장 많고 오사카, 아이치현(나고야) 등 인구 밀집 지역에 집중됐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바로 그 도시들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감염자층이다. 전체 감염자 3명 중 2명이 남성이지만, 여성은 20대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젊은 층에서 확산하는 것이다. 일본 당국은 그 배경으로 "SNS나 데이트 매칭 앱을 통해 낯선 사람과 쉽게 만날 수 있게 되면서 불특정 다수와 성적 접촉을 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을 지목한다. 감염 경로가 현대의 만남 방식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왜 여행자가 주의해야 할까. 매독은 성적 접촉으로 전파되는 병이니, 여행 중 불특정 상대와의 접촉이 있다면 그만큼 위험에 노출된다. 국내에서도 매독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일본 방문객 증가와 연결 짓는 시각이 있다. 참고로 한국에서 매독 신고가 급증한 데는 통계 방식 변화도 있다. 2024년부터 매독이 3급 감염병으로 지정되며 일부 기관만 신고하던 방식에서 모든 의료기관이 신고하는 전수 감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급증'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증가 추세가 있다는 것과 젊은 층 중심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 정확하다.

매독은 어떻게 진행되나 — '증상이 사라지는' 함정

매독의 원인은 트레포네마 팔리둠이라는 세균이다(붉은 발진이 매화를 닮았다 하여 매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 병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각 단계 사이에 '증상이 사라지는' 시기가 있어 나은 줄 착각하기 쉽다는 데 있다. 단계별로 짚어보자.

 

1기 매독은 감염 후 평균 3주(10~90일) 지나 나타난다. 균이 침입한 부위, 주로 성기 주변에 통증이 없는 단단한 궤양(경성하감)이 생긴다. 여기서 결정적인 함정이 있다. 이 궤양은 아프지 않고, 치료하지 않아도 수주 후 저절로 사라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별것 아니었나 보다' 하고 넘긴다. 하지만 궤양이 사라진 것은 나은 것이 아니라, 균이 몸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 것이다.

 

2기 매독은 1~6개월 뒤, 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며 나타난다. 가장 특징적인 것이 가렵지 않은 피부 발진인데, 특히 손바닥과 발바닥에 발진이 생기는 것이 매독의 전형적 신호다. 보통의 피부병은 손발바닥에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발열, 눌러도 아프지 않은 림프절 부종, 인후통, 탈모, 체중 감소, 근육통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그런데 이 2기 증상마저도 치료하지 않아도 사라진다. 두 번째 함정이다.

잠복 매독은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시기다. 혈액검사로만 확인되며, 이 상태로 수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겉으로 멀쩡하니 본인도 잊고 지내지만, 균은 몸속에 살아 있다.

 

3기(후기) 매독은 치료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 도달하는 마지막 단계다. 이때는 매독균이 중추신경계, 눈, 심장, 대혈관, 간, 뼈, 관절 등 온몸의 장기를 침범한다. 약 10%에서 심혈관 합병증이, 7%에서 신경매독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의 아프지 않은 작은 궤양 하나가, 방치되면 수년 뒤 생명을 위협하는 병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신경매독을 진단하기 위한 뇌척수액 검사

다행인 소식 — 조기 치료는 주사 한 번

여기까지 읽으면 무섭게 느껴지겠지만, 반드시 함께 알아야 할 반가운 사실이 있다. 매독은 조기에 발견하면 아주 잘 치료되는 병이라는 것이다.핵심 치료제는 페니실린이다. 오래된 항생제지만 매독에는 여전히 가장 효과적이다. 놀랍게도 1기, 2기, 초기 잠복 매독이라면 페니실린 근육주사를 한 번 맞는 것만으로 치료가 된다.

 

감염된 지 1년 이내라면 주사 한 방으로 끝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병이 진행될수록 치료가 길고 복잡해진다. 후기 잠복 매독은 일주일 간격으로 3주간 주사하고, 뇌·신경을 침범한 신경매독은 수용성 페니실린을 정맥으로 10~14일간 투여해야 한다. 조기 발견이 왜 중요한지 치료법만 봐도 분명하다. 일찍 잡으면 주사 한 번, 늦으면 입원 치료다.

 

진단은 간단하다. 혈액검사로 확인한다. 성병이 의심되는 접촉 이력이 있거나 아프지 않은 궤양이 관찰되면,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더라도 잠복기를 고려해 약 2주 뒤 재검사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리고 치료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완치될 때까지 성 접촉을 피하고, 파트너도 함께 검사·치료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 나아도 파트너가 감염 상태면 다시 옮게 되니, 이 '함께 치료' 원칙은 모든 성병에 공통으로 적용된다.

 

한 가지 더. 매독의 궤양은 HIV 감염 위험을 높인다. 매독으로 성기에 궤양이 생기면 그 상처를 통해 HIV에 감염될 가능성이 2~5배 높아진다. 성병 하나가 다른 성병의 문을 열어주는 셈이라, 매독을 가볍게 봐선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예방 — 부끄러움이 아니라 지식이 지켜준다

성병 예방의 원칙은 명확하고, 모든 성병에 두루 통한다. 가장 확실한 것은 감염 여부를 모르는 불특정 다수와의 성적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콘돔의 정확하고 지속적인 사용이다. 콘돔은 완벽하지는 않지만(궤양이 콘돔으로 덮이지 않는 부위에 있으면 접촉으로 전파될 수 있다) 매독을 비롯한 성병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검사와 조기 치료에 대한 태도다. 성병은 초기에 증상이 없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없으니 괜찮다'가 통하지 않는다. 위험한 접촉이 있었다면 증상 여부와 무관하게 검사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매독처럼 유행하는 병은,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검사받는 것이 나와 파트너를 함께 지키는 길이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성병에 대한 가장 큰 장벽은 병 자체가 아니라 '부끄러움'이라는 것이다. 창피해서 병원에 가지 못하고 혼자 인터넷을 뒤지며 끙끙 앓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서 봤듯 매독은 일찍 가면 주사 한 번, 늦으면 큰 병이다. 비뇨기과나 피부과, 산부인과는 이런 환자를 늘 보는 곳이고, 진료는 비밀이 보장된다. 부끄러움에 지불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 아는 것이 부끄러움을 이기고, 결국 나를 지킨다.


이렇게 비뇨기 건강 카테고리의 두 번째 글로 성병, 특히 매독을 다뤘다. 정리하면 이렇다. 성병은 요도염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 넓은 세계이며, 그중 매독은 지금 일본과 국내에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매독은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조용히 진행하다 끝내 온몸을 위협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주사 한 번으로 치료되는 병이기도 하다.

 

일본 여행이 잦은 요즘, 이 글이 막연한 공포가 아니라 정확한 경각심으로 남기를 바란다. 여행지에서의 하룻밤이 수년 뒤의 병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예방의 원칙을 지키고 의심되면 주저 없이 검사받는 것. 그것이 자신과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길이다. 성병은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감염병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죄책감이 아니라 정확한 지식과 용기 있는 한 걸음이다.

앞으로도 이 카테고리에서는 이렇게 말하기 어려운 주제들을, 부끄러움 없이 담담하게 다뤄가려 한다.


참고 자료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매독」 (snuh.org)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매독」 (amc.seoul.kr)
  • 한양대학교병원 건강백과, 「매독」 (hyumc.com)
  • 광진구보건소 감염병정보, 「매독」 (gwangjin.go.kr)
  • 닥터나우, 「매독 증상부터 치료, 예방법까지」 (doctornow.co.kr)
  • 서울신문, 「동아시아 매독 확산 — 일본 1만3천명, 대만 9천명」 (seoul.co.kr)
  • 문화일보, 「급증하는 일본 매독 환자, 연간 1만3천명」 (munhwa.com)
  • 전자신문, 「동아시아 매독 확산, 20~30대 중심」 (etnews.com)
  • 현대건강신문, 「일본서 난리난 매독, 한국서도 급증」 (hnews.kr)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개인의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 감염이 의심되는 접촉이 있었다면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비뇨기과·피부과 등에서 검사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