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바지를 버렸던 그날한 번 겪어본 사람은 안다. 화장실을 못 참을 것 같은 그 신호가 올 때의 아찔함을. 나는 그걸 출근길 버스 안에서 제대로 겪었다. 배가 갑자기 뒤틀리듯 아파오더니 손쓸 틈도 없이 설사가 터져버렸다. 결국 바지를 버리고 회사도 못 가고 황급히 집으로 돌아갔던 그날의 기억은, 시간이 이렇게 지났는데도 여전히 생생하다. 창피함보다 더 컸던 건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었다. 그때부터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대장염 치료를 위해 팔뚝만 한 굵기의 주사를 한 번에 세 대씩, 일주일에 한 번, 그렇게 두 달을 맞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 주사는 정말 아팠다. 하지만 그 치료 덕분인지 증상은 눈에 띄게 잦아들었고, 나는 그 뒤로 꽤 오랫동안 대장 걱정 없이 지냈다.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