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나는 사구체신염을 '소리 없이 스며드는' 병이라고 표현했다. 증상도 없이 소변검사에서만 슬그머니 발견되는, 전형적인 침묵의 병이었다. 그런데 같은 '신장염'이라는 이름을 쓰면서도 정반대의 얼굴을 한 병이 있다. 바로 오늘 다룰 신우신염이다. 신우신염은 스며들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고열과 오한, 옆구리를 찌르는 통증으로 들이닥친다. 응급실을 찾게 만드는, 급하고 요란한 병이다. 흥미롭게도 이 병은 앞선 사구체신염과 원인도(감염 vs 면역), 속도도(급성 vs 잠행성), 치료도(항생제 vs 면역억제제) 정반대다. 두 병을 나란히 놓고 보면 '신장염'이라는 한 단어가 얼마나 다른 세계를 품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이 병은 우리 시리즈 3편에서 다룬 소변검사의 '백혈구·아질산염' 항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