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귀 파는 걸 좋아했습니다. 목욕하고 나면 습관처럼 면봉을 꺼냈고, 가끔은 쇠 귀이개로 깊숙이 긁어냈습니다. 시원하니까요.그러다 한 번, 귀가 먹먹해지고 욱신거려서 병원에 갔습니다. 외이도염이라고 했습니다. 원인을 묻자 의사 선생님이 짧게 답했습니다."안 파시면 됩니다."왜 그렇게 시원할까먼저 이것부터 짚고 가겠습니다. 귀를 팔 때 유난히 시원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귓구멍 안쪽에는 미주신경의 가지가 지나갑니다. 이 신경은 원래 내장 쪽에 관여하는 신경인데, 하필 외이도에도 뻗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위를 자극하면 묘하게 기분이 좋아지고, 어떤 분들은 기침이 나오기도 합니다. 즉, 시원한 건 귀가 깨끗해져서가 아니라 신경이 자극돼서입니다. 깨끗함과 시원함은 별개입니다. 이걸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