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신장)건강 8

신부전증 - 콩팥건강을 소홀히 할때의 종착역

이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 나는 아침 변기 속 거품 한 줌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 작은 거품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단백뇨로, 당뇨병성 신증으로, 소변검사로, 콩팥에 좋은 음식으로, 그리고 두 가지 신장염으로 이어졌다. 매 글마다 어김없이 등장한 한 문장이 있었다.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한다"는 경고다. 이제 그 종착역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다룬 거의 모든 병 — 당뇨병성 신증도, 사구체신염도, 방치된 신우신염도 — 이 흘러드는 마지막 지점이 바로 신부전이다. 콩팥건강 시리즈를 닫는 이 글에서, 나는 그 종착역이 정확히 어떤 곳인지, 그리고 그곳에 이르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정리하려 한다.신부전은 '병'이 아니라 '상태'다먼저 개념부터 바로잡자. 앞서 다룬 신장염과..

신우신염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글에서 나는 사구체신염을 '소리 없이 스며드는' 병이라고 표현했다. 증상도 없이 소변검사에서만 슬그머니 발견되는, 전형적인 침묵의 병이었다. 그런데 같은 '신장염'이라는 이름을 쓰면서도 정반대의 얼굴을 한 병이 있다. 바로 오늘 다룰 신우신염이다. 신우신염은 스며들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고열과 오한, 옆구리를 찌르는 통증으로 들이닥친다. 응급실을 찾게 만드는, 급하고 요란한 병이다. 흥미롭게도 이 병은 앞선 사구체신염과 원인도(감염 vs 면역), 속도도(급성 vs 잠행성), 치료도(항생제 vs 면역억제제) 정반대다. 두 병을 나란히 놓고 보면 '신장염'이라는 한 단어가 얼마나 다른 세계를 품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이 병은 우리 시리즈 3편에서 다룬 소변검사의 '백혈구·아질산염' 항목..

사구체 신염이란?

콩팥건강 시리즈를 정리하고 나서도 마음 한켠에 남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신장염', 그러니까 콩팥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앞선 글들에서 단백뇨의 원인을 이야기할 때 '사구체신염'이라는 단어가 스치듯 몇 번 등장했는데, 정작 그게 어떤 병인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지나쳤다. 오늘은 바로 그 빚을 갚으려 한다. 그런데 자료를 찾다 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흔히 뭉뚱그려 '신장염'이라 부르지만, 실은 성격이 전혀 다른 두 병이 이 이름 아래 섞여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콩팥의 여과 필터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 다른 하나는 세균 감염으로 콩팥이 붓는 신우신염이다. 원인도, 증상도, 급한 정도도 완전히 다르기에, 이 둘은 따로 다루기로 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사구체신염 이야기다..

소변 거품부터 콩팥 건강까지 — 한눈에 보는 총정리 (4부작)

아침에 일어나 첫 소변을 볼 때 유난히 거품이 많이 인다면 — 그리고 그게 며칠, 몇 달째 반복되고 있다면 — 당신의 몸은 지금 조용한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몇 년 전 바로 그 거품에서 출발해, 인터넷 속설을 파헤치고, 당뇨병성 신증이라는 병을 공부하고, 소변검사 결과지 읽는 법을 익히고, 마침내 식탁과 생활습관까지 콩팥 건강의 큰 그림을 그리게 됐다. 그 여정을 네 편의 글로 정리했다. 이 글은 그 네 편을 한자리에 모은 '지도'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지금 가장 궁금한 편으로 바로 건너뛰어도 좋다. 아래에서 각 편이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 확인하고, 당신에게 필요한 문을 열어보시길.이 시리즈는 이런 분께 권합니다소변에 거품이 많아 걱정인 분, 당뇨나 고혈압을 앓거나 나처..

콩팥에 좋은 음식과 나쁜 습관 — 실천으로 마무리

세 편에 걸친 소변 이야기를 마치고 나니, 마음 한구석에서 자연스러운 질문이 올라왔다. "그래서, 앞으로 콩팥을 위해 뭘 먹고 뭘 하면 되는데?"거품뇨의 정체를 알고, 당뇨병성 신증이라는 병의 지도를 그리고, 결과지 읽는 법까지 익혔으니 이제 남은 건 실천이다. 당뇨 전단계로 매일 약을 챙기는 나 같은 사람에게, 식탁과 생활습관은 검사 수치만큼이나 중요한 관리의 무대다. 그래서 이번엔 콩팥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 지켜야 할 습관과 버려야 할 습관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다만 시작하기 전에 아주 중요한 전제를 하나 깔아야 한다. 이 글을 쓰며 자료를 뒤지다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이기도 하다. '콩팥에 좋은 음식'은 콩팥 상태에 따라 정반대가 될 수 있다. 이 한 문장을 놓치면 오히려 몸을 해칠 수 있으니,..

소변검사 결과지 읽는 법 — 낯선 숫자들의 해석

지난 두 편의 글이 어느새 하나의 여정이 되었다. 첫 편에서는 아침마다 나를 불안하게 하던 소변 거품의 정체를 좇았고, 둘째 편에서는 그 거품이 가리키는 당뇨병성 신증이라는 침묵의 병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두 글 모두, 결국 같은 곳으로 나를 데려갔다. "그러니 소변검사를 받아보라"는 결론이다. 그런데 막상 검사를 받고 결과지를 받아 들면 상황이 묘해진다. pH, 요단백, 요당, 잠혈, 케톤, 비중… 낯선 항목 옆에 (+)와 (-), 화살표와 숫자가 빼곡한데, 정작 이게 무슨 뜻인지는 아무도 친절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마지막 편에서는, 그 결과지를 한 줄 한 줄 직접 읽어보기로 했다. 앞의 두 글에서 배운 지식이 여기서 비로소 하나로 꿰어질 것이다.소변검사, 무엇을 보는 검사인가먼저 큰 그림..

당뇨병성 신증 — 침묵 속에 다가오는 합병증

지난 글에서 나는 아침마다 나를 따라다니던 소변 거품을 이야기했다. 그 거품이 '췌장의 신호'라는 인터넷 속설과 달리, 사실은 신장이 보내는 편지에 가깝다는 것도 함께 정리했다. 그리고 그 편지의 발신지를 추적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치는 이름이 하나 있었다. 바로 '당뇨병성 신증'이다.당뇨 전단계로 약을 복용 중인 나에게 이 단어는 조금 특별하게 다가온다. 아직 나는 '당뇨병 환자'도, '신장병 환자'도 아니지만, 이 병이 어떤 길을 따라 조용히 다가오는지 미리 알아두는 것과 모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일 테니까. 오늘은 이 침묵의 합병증을 제대로 들여다보려 한다.당뇨병성 신증이란 무엇인가당뇨병성 신증(당뇨병성 콩팥병, 당뇨병성 신장질환)은 당뇨병의 만성 미세혈관 합병증 중 하나다. 콩팥의 작은 혈관들이 ..

소변에 거품이 섞여 나오면? — 그 거품의 정체

몇 년 전부터였다. 아침에 일어나 첫 소변을 볼 때면 변기 안에 거품이 유난히 많이 일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물을 내려도 한쪽 구석에 하얀 거품이 끈질기게 남아 있는 날이 반복되자 슬슬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마침 나는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 중인 터라, 이 거품이 몸이 보내는 어떤 신호는 아닐까 하는 걱정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인터넷에서 "소변에 거품이 많으면 췌장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글을 보게 됐다. 당뇨와 췌장은 인슐린으로 얽혀 있으니 그럴듯하게 들렸다. 정말 그럴까? 오늘은 나 자신의 오랜 궁금증을 풀 겸, 거품뇨에 대해 제대로 파헤쳐 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췌장설'에는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오해가 숨어 있었다.소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