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식

근육통은 왜 생길까

healthy marsol 2026. 7. 26. 06:17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하루에 30분 정도, 사흘 동안 스윙 연습을 했을 뿐인데 가슴이 심하게 아파 왔다. 처음 겪는 부위의 통증이라 덜컥 겁이 나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내 이야기를 듣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 웃었다.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써서 그래요. 골프나 테니스 처음 시작하는 분들 거의 다 겪습니다." 그 한마디에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궁금해졌다. 운동을 한 건 사흘 전인데, 통증은 왜 뒤늦게 이렇게 찾아오는 걸까.

통증이 하루 이틀 뒤에 찾아오는 이유

의사가 말한 그 통증에는 이름이 있다. 지연성 근육통, 영어로는 DOMS(Delayed Onset Muscle Soreness)라고 부른다. 운동 후 24시간에서 72시간 사이에 발생하며, 근육이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면서 생기는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운동한 직후가 아니라 하루 이틀 뒤에 더 아파지는 것이 이 통증의 특징이다.

 

한때는 운동할 때 쌓인 젖산이 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지금은 다르게 본다. 젖산은 비교적 빨리 분산되기 때문에 운동 후 며칠 동안 지속되는 고통을 설명하지 못한다. 현재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훈련에 기인한 근육 섬유의 미세한 손상이다.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쓰면 근육 섬유에 아주 작은 손상들이 생기고, 몸은 이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러 화학 물질이 생성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운동 직후에는 이 물질들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 아프지 않다가, 시간이 지나며 뒤늦게 통증이 올라오는 것이다.

 

내가 가슴 부위에 통증을 느낀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골프 스윙은 몸통을 회전시키며 가슴 근육을 크게 쓰는 동작인데, 가슴 같은 대근육은 통증이 48~72시간 정도 유지되고, 근육의 길이가 늘어나는 신장성 수축에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평소 전혀 쓰지 않던 방식으로 가슴 근육을 사흘 내리 썼으니, 몸이 놀랄 만도 했다.

 

한 가지 위안이 되는 사실은, 이 통증이 나쁜 신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근손상에 신체는 긍정적으로 적응하기 때문에,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사람에게서는 통증이 훨씬 적게 일어난다. 몸이 새로운 움직임에 익숙해지는 과정인 셈이다.

통증의 형태와 부위

운동을 꾸준하고 건강하게 지속하려면 통증이 찾아왔을 때 무조건 참기보다는, 이것이 정상적인 지연성 근육통인지 아니면 부상의 신호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일반적인 지연성 근육통: 통증이 특정 뼈나 관절이 아닌 넓은 근육 부위 전반에 걸쳐 뻐근하고 묵직하게 느껴진다. 가만히 있을 때보다는 움직이거나 해당 부위를 지긋이 누를 때 통증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 주의해야 할 관절·신경 부상: 운동 중이나 운동 후에 특정 관절 부위(무릎, 발목, 손목 등)가 찌릿하거나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이는 근육통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특히 관절의 가동 범위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붓고 열감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인대나 연골의 손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럴 경우에는 즉시 신체 활동을 중단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극심한 근육통이라면 횡문근융해증 의심해야

지나치게 고강도의 무리한 운동을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수행할 경우, 미세 손상을 넘어 근육 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인 횡문근융해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극심한 근육통과 함께 소변 색깔이 진한 갈색(콜라색)을 띠거나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는 근육 속 성분이 혈액으로 방출되어 신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파스에 기대기 전에 알아둘 것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크고 작은 근육통 탓에 진통소염 파스가 몸에서 떠날 날이 없다. 그런데 이런 지연성 근육통은 대개 시간이 약이다. 익숙하지 않은 운동 뒤 24~ 72시간에 정점을 찍고 5~7일만에 회복되는 정상 과정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쉬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회복을 돕고, 영양을 챙기는 것이 파스 한 장보다 근본적인 처방이다. 파스는 통증을 잠시 눅여줄 뿐 손상된 근육을 대신 회복시켜 주지는 않는다.

 

다만 모든 근육통을 마냥 시간에 맡겨도 되는 건 아니다. 통증의 정체를 가르는 기준은 얼마나 아픈가가 아니라 어떤 통증인가에 있다. 양쪽이 서서히 좋아지면 지연성 근육통이지만, 쉬는데도 쥐어짜듯 아프고 한쪽만 비정상적으로 붓거나, 콜라색 소변이 나오면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응급 상황을 의심해야 한다. 이럴 때는 자가 판단 대신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나 역시 그때 겁이 나 병원 문을 두드린 덕에, 별일 아니라는 확답을 듣고 마음 편히 골프채를 다시 잡을 수 있었다.

 

돌아보면 그 한 달간의 가슴 통증은 내 몸이 새로운 움직임을 배워가는 신고식 같은 것이었다. 지금도 안 쓰던 근육을 쓸 때마다 어김없이 통증이 찾아오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이 뻐근함은 내 몸이 아직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근육통을 다스리는 3단계 회복 프로세스

지연성 근육통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파스에 과도하게 기대기 보다는 근육의 단계적인 이완과 영양 공급을 통해 몸이 스스로 원활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복 프로세스를 통해 근육통을 극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소개해 본다.

.1단계로 통증으로 침대나 소파에 누워 꼼짝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이완 속도를 늦출 수 있으므로 신체를 가볍게 움직여 주는 능동적 휴식으로 근육 주변의 혈류량을 일시적으로 촉진시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게 좋다. 가볍게 숨이 차지 않을 정도로 20분가량 걷거나 강도가 약한 실내 운동을 함으로서 굳어진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뻣뻣함이 줄어들게 한다.

 

2단계로 긴장되어 뭉쳐 있는 근육의 긴장도를 이완해 주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1단계로 근육을 늘린 상태에서 15~30초간 가만히 유지하는 부드러운 정적 스트레칭을 통해 기분좋은 뻐근함이 느껴지는 범위까지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지나치게 심한 중심 부위는 피하고, 그 주변부를 가볍게 마사지하며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자극을 줄이는 데 좋다.

 

3단계로선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 및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아무리 스트레칭과 휴식을 취하더라도 근육을 재구성할 영양소가 부족하면 회복은 더뎌질 수 있다. 운동 중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어야 체내 대사가 활발해지고 세포 외액의 균형이 맞춰져 근육 이완에 유리할 수 있으므로 수시로 물을 마셔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운동을 마친 후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지방이 적은 살코기, 두부, 달걀, 생선 등 양질의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여 근육 조직의 재구성을 돕는 기초적인 영양 관리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신체 손상 복구와 재생을 돕는 성장호르몬은 깊은 잠을 잘 때 비교적 활발하게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7~8시간의 규칙적이고 편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근육통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다스리는 밑바탕이 된다.


출처: 대한스포츠의학회 관련 자료 및 지연성 근육통 임상 정리(cheung 2003 외), 굿닥 건강톡, 성카롤로병원 건강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