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에서 일어서는데 눈앞이 하얘졌다. 벽을 짚고 몇 초를 서 있었다. 시야가 돌아오고 나니 아무렇지도 않았다. 여름 들어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다. 아내가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나는 손을 저었다. 나이 들면 다들 그런 거라고. 그 말을 하는 순간 판단이 멈춘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어지럼증을 하나의 증상으로만 알고 있었다. 알고 보니 원인이 네 갈래로 갈리고, 그중 하나는 혼자 판단할 일이 아니었다.어지럼증은 왜 생기는 걸까, 핑 도는가 빙 도는가찾아보면서 가장 도움이 됐던 구분이 이것이다. 어지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원인이 절반쯤 갈린다.눈앞이 캄캄해지고 아찔한 느낌, 그러니까 핑 도는 쪽이라면 대개 혈압이나 탈수처럼 뇌로 가는 혈류 문제다. 반면 천장이나 방이 빙글빙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