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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병과 열사병 - 그 경계에 대하여

밭일하시던 아버지가 그늘에 주저앉으셨다. 얼굴이 벌겋고 숨이 가빴다. 괜찮으시냐고 물었더니 손을 저으신다. 좀 쉬면 낫는다고 하셨다. 나는 물 한 컵을 갖다 드리고 하던 일을 마저 했다. 삼십 분쯤 뒤 아버지는 다시 일어나 걸으셨고, 그날은 아무 일도 없었다.그해 여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그날 아버지가 괜찮으셨던 건 내가 뭘 잘해서가 아니었다.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 무엇을 봐야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온열질환은 하나가 아니다흔히 더위 먹었다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을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으로 나눈다. 이름이 다르다는 건 위험도가 다르다는 뜻이다.이 가운데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사실상 열사병 하나다. 나머지는 대개 그늘에서 쉬고 수분을..

건강 지식 2026.08.03

열대야 에서 우리 가족은 각자 다른 이유로 못 잤다

새벽 세 시에 잠이 깼다. 목덜미가 젖어 있었다. 물이나 한 잔 마실 생각으로 방을 나섰는데 거실 불이 켜져 있었다. 아내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더워서 나왔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젓는다. 더위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돌아서는 길에 아들 방 문틈으로도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같은 집, 같은 밤이었다. 그런데 우리 셋이 잠들지 못한 이유는 전부 달랐다. 나는 그날 처음으로, 여름밤에 못 자는 것을 전부 더위 탓으로 돌려온 게 아닌가 생각했다.열대야 불면증은 왜 생기는 걸까기상청은 밤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을 열대야로 분류한다. 단순히 더운 밤이 아니라 기준이 있는 말이었다.잠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어두워지고 몸의 체온이 내려가야 잠이 들도록 되어 있다. 여름에는 이 두 조건이 다 무너진다...

건강 지식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