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지식

눈 충혈때문에 간 안과에서 시신경 절반을 잃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healthy marsol 2026. 8. 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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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눈이 자꾸 충혈되고 눈곱이 끼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단골 안과에 갔습니다. 망막에 염증이 있다는 말까지는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더 해보자시더니, 백내장과 녹내장이 초기라고 하셨습니다. 옆에 있던 아내와 저는 그 자리에서 굳었습니다. 염증은 안약과 처방약으로 나았습니다. 문제는 그 뒤에 들은 말이었습니다. 시신경의 절반이 이미 죽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녹내장은 왜 스스로 모를까

저는 눈이 불편한 적이 없었습니다. 시력도 그럭저럭이었고, 무엇이 안 보인다고 느낀 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절반이라니,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게 이 병의 성격이었습니다.

 

녹내장에서 가장 흔한 형태들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주변 시야부터 먼저 망가지고, 가운데로 보는 시력은 말기까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본인이 느끼는 증상이 거의 없다가 한참 진행된 뒤에야 불편을 호소하게 됩니다.녹내장의 90% 정도가 이렇게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 형태입니다.

게다가 양쪽 눈이 서로의 빈자리를 덮어주기 때문에, 한쪽이 나빠져도 알아채기가 더 어렵습니다.

3년 전 사진이 알려준 것

선생님은 제 눈 안쪽을 찍은 사진을 화면에 띄우셨습니다. 시신경이 눈 밖으로 빠져나가는 자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가 하얗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3년 전에 찍은 사진을 나란히 놓으셨습니다.

"이 흰 부분이 지난번보다 조금 커졌습니다."

 

어려운 용어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두 장을 나란히 보니 차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흰 부분이 시신경이 사라진 자리라고 하셨습니다. 시신경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보여주는 사진도 함께 짚어주셨는데, 비어 있는 구역이 보였습니다.

그때 든 생각은 이랬습니다. 3년 전 사진이 없었다면 지금 이 말을 들을 수 있었을까. 사진 한 장만으로는 원래 그런 모양인지 나빠진 것인지 구분이 어렵다고 합니다. 같은 안과를 오래 다닌 것이 여기서 값을 했습니다.

잃은 것과 지킬 수 있는 것

이 대목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했습니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복구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한다고 원래대로 돌아오거나 완치되지는 않습니다. 대신 치료로 손상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방법은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꾸준히 넣는 것이고, 평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잃은 절반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남은 절반은 지킬 수 있습니다. 겁이 나던 마음이 여기서 조금 정리됐습니다. 지금부터 무엇을 하느냐의 문제라는 뜻이니까요.

한 가지 더 새겼습니다.

녹내장은 증상이 없어도 나빠질 수 있어서 약을 평생 꾸준히 써야 합니다.

아프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은데 매일 안약을 넣는 일은 생각보다 잊기 쉽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안압이 정상이어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제가 오해하고 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안압만 정상이면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안압이 높지 않은데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정상안압 녹내장의 비율이 유독 높습니다.전체 환자의 70~80%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건강검진에서 안압이 정상으로 나왔다고 해서 녹내장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40세가 넘었다면 1년에 한 번

전문의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기준은 이렇습니다.

40세 이상, 고도근시, 녹내장 가족력, 스테로이드 장기 사용, 고혈압, 당뇨 같은 전신질환, 눈 외상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1년에 한 번 안과 검진을 받으라는 것입니다.

 

가족력은 특히 무겁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직계 가족 중 녹내장 환자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여러 배 높아지는 것으로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진단을 받고 아내에게도 검사를 받아보자고 했습니다. 자녀에게도 알릴 생각입니다.

백내장은 아주 초기라 약으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그건 나중에 따로 적어보겠습니다.

돌아보며

누이 충혈되고 눈곱이 안 꼈으면 저는 안과에 가지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시신경은 계속 조용히 줄어들었을 겁니다. 늦게 발견했다는 아쉬움보다, 지금이라도 알게 됐다는 쪽이 맞다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진료 때는 몇 가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지금 안압이 얼마이고 목표 안압은 얼마인지, 어떤 종류의 녹내장인지, 시야검사와 사진 촬영은 언제 다시 하는지. 숫자를 알아두면 다음에 비교할 수 있으니까요.

혹시 마지막으로 안과에 가신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으신다면, 그게 지금 검진을 받아보실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참고 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녹내장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및 안과 녹내장 클리닉 소개
  •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 녹내장 원인·치료·생활습관
  • 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 녹내장 원인과 증상 및 치료 방법
  • 한양대학교병원 검사·수술 정보, 녹내장 검사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처방이 아닙니다. 저는 의사가 아니며, 검사 결과의 해석과 치료 방향은 반드시 진료받으신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눈에 이상이 느껴지시면 안과 검진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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