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어릴 적, 감기 기운이 돌면 어머니는 병원부터 데려가지 않으셨다. 부엌에서 생강을 저미고 유자청을 뜨거운 물에 풀어 손에 쥐어주시던 그 장면이, 나에겐 감기의 첫 기억이자 치료의 첫 기억이다. 성인이 되어 혼자 살게 된 뒤에도, 목이 붓거나 체해서 끙끙대면 어머니는 어김없이 전화기 너머로 "무 갈아서 즙 내 먹었냐"고 물으셨다. 지난 글에서 한방(韓方)의 원리를 다뤘으니, 오늘은 그 곁에서 우리 곁을 지켜온 민간요법(홈 레미디) 이야기를 이어가려 한다. 흥미로운 것은, 어머니의 부엌에서 시작된 이 지혜들 대부분이 지금은 현대 의학과 영양학의 언어로 다시 설명된다는 점이다. 생강의 진저롤, 무의 디아스타아제, 소금물의 삼투압처럼 말이다. 옛사람들은 원리를 몰랐어도 경험으로 정답을 알고 있었던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