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등을 눌렀더니 체증이 내려갔다어릴 적, 체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을 때 할머니는 늘 내 엄지와 검지 사이를 꾹꾹 눌러주셨다. 신기하게도 그 자리를 몇 번 주무르고 나면 막혔던 속이 슬슬 풀리곤 했다. 그때는 그저 할머니의 손이 약손이려니 했는데, 나중에야 그 자리에 '합곡'이라는 이름이 있다는 걸 알았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에 기(氣)와 혈(血)이 흐르는 길이 있고, 그 길목마다 중요한 지점이 있다고 본다. 이것이 바로 경혈, 흔히 말하는 혈자리다. 어느 경혈이 막히거나 약해지면 그와 연결된 장부와 부위에 이상이 나타난다고 여긴다. 그동안 부모님을 모시고 한의원을 다니며 자주 들었던 혈자리들을, 증상과 함께 정리해봤다.소화가 안 될 때 — 합곡과 족삼리체하거나 속이 더부룩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자..